세상사는 이야기

와인의 향

산벗 2005. 9. 27. 14:23

아로마·부케로 나타나는 와인의 향

 

와인의 향은 그 와인이 지닌 풍부하고 미묘한 맛과 섬세함 등 유용한 많은 정보를 내포하고 있다. 향을 통해 포도의 품종, 생산 과정, 숙성 정도, 심지어는 테루아의 특징까지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와인의 향을 맡는 것은 와인 테이스팅의 두 번째 단계로 분류된다. 와인이 가진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또 와인의 상태가 마시기에 적당한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도 있으므로 와인 테이스팅에서 향을 맡는다는 것은 와인의 평가를 보다 자세하고 진지하게 내릴 수 있는 능동적인 단계라 할 수 있다.

우리 신체 감각 기관 중 후각은 가장 예민하고 쉽게 피로해지므로 와인의 향을 맡을 때에는 잠시 코에 대어 본다는 느낌을 갖고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자, 그럼 이제 와인의 향을 순서에 따라 맡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로 잔에 와인을 3분의 1 또는 그 이하 정도로 따라 놓는다. 이 때 많이 따라 놓으면 잔을 돌려 향을 맡을 때 와인이 넘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로 와인의 향을 깊게 들이마셔 본다. 여기서 와인의 일차적인 향인 아로마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세 번째로는 잔을 평평한 곳에 놓고 잔의 다리(긴 부분)을 잡고 천천히 돌린다. 와인 전체의 향을 고루 느끼기 위해서다. 이 때 와인이 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네 번째로 잔을 기울여서 코를 잔 깊숙이 넣고 깊게 들이마셔 본다. 잔에 코를 붙였다 떼었다를 3~4회 반복하면서 향을 맡는다. 와인이 가진 부케와 아로마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로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와인의 향을 표현하고 기록한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와인의 향은 아로마와 부케로 나타낸다. 아로마와 부케란 단어가 주는 의미가 생소할 수도 있겠으나 쉽게 생각하면 된다. 아로마는 연한 와인의 향 또는 포도가 가진 일차적인 향으로 신선하고 단순한 과일 향을 가지고 있다면, 부케는 와인이 숙성되면서 나타나는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변화들에 의해 생성되는 복잡 미묘한 이차적인 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향으로 말미암아 더욱 깊이 있고 감칠맛 나는 와인을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와인이 아로마와 부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와인들은 향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이것은 와인의 온도가 너무 차갑거나 와인이 덜 숙성돼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어떤 와인들은 젖은 종이 냄새, 달걀 썩은 냄새나 식초 냄새, 곰팡이 냄새 등을 갖고 있기도 한데, 이런 냄새들을 맡게 된다면 그 와인에 문제가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신호라고 보면 된다.

향을 표현한다는 것 또한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 아로마 휠이라는 기준표나 아로마 키트 등을 사용해 향을 맡는 훈련을 반복하고, 경험을 기억하는 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기준과 용어들을 훈련하는 전문적인 방법들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평소 주변의 냄새를 주의 깊게 기억하고 자신만의 향을 맡는 기술과 용어들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도 와인의 향을 표현하고 즐기는 일은 더욱 쉽고 흥미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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