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청계산에서 광교산까지 가을의 종주

산벗 2008. 10. 15. 11:19

2008년10월3일 계획된 다른 일정이 변경되어 미뤘던 산행을 하기로 하고 서울 근교 장거리 산행지를 물색하다 청계산에서 수원 광교산까지 종주키로 하였다.

코스는 양재 화물터미널-옥녀봉-매봉-망경대-이수봉-국사봉-하오고개-바라산-백운산-광교산(시루봉)-상광교 버스종점.

 

아침 7시를 조금 넘어 간단한 간식거리만 준비하고 집을나섰다.

8시쯤 양재 화물터미널과 농협 양곡유통센터 사잇길을 지나 들머리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몇몇 등산객들이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나도 등산화를 조여 신고 스틱을 펴는 등 산행준비를 하고...



8시4분쯤 드디어 산행시작, 가벼운 차림으로 벌써 옥녀봉에서 하산하는 인근 주민들과 아침인사를 나누며 오르니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

 

8시39분 해발 375M 옥녀봉 도착.

옥녀봉은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옥녀봉에는 아직 9시도 안된 이른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지체없이 매봉으로 향했다. 

 

매봉으로 오르는 등로에는 천개가 넘는 나무계단이 있다. 계단 아랫쪽엔 후원자의 이름과 그들의 소원이 기록되어 있다. 이 글들을 재미있게 읽다보니 어느새 매봉이다. 매봉의 높이는 583M, 청계산의 정상은 해발 618M인 망경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매봉을 정상으로 알고있다. 아마 과거 망경대가 군사지역으로 출입통제를 하고 있어 등산로의 대부분이 매봉을 주봉으로 삼아 집중되고 있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매봉에서 우연히 만난 우리 직원과 매봉 아래 안부에서 시원한 막걸리를 한사발 들이켜고 망경대로 향했다.

철망이 쳐져있는 옆으로 어렵게 망경대를 오르니 조금 안개가 끼어 있지만 관악산과 그 아래 과천이 시원하게 보인다. 바위봉우리에 잠시 걸터앉아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배터리가 거의 소지되어 아쉬움을 뒤로하며 이수봉으로 출발~ 

 

봉우리를 막 내려서는 순간 휴대폰이 울린다. 마침 3주 후에 있을 동창 모임의 식사장소를 물색하러 광교산에 와 있다는 친구의 전화다. 연락되는 다른 친구들도 부르라 하고 부지런히 발길을 옮긴다.

 

망경대에서 왼쪽으로 군부대를 돌아 내려와 넓은 헬기장에서 보는 망경대 석기봉 등과 주변 경관이 일품이다.

 

헬기장에서 이수봉으로 가는 능선은 등로가 넓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어느 국악인의 흐드러진 대금연주를 들으며 발길을 옮기니 10시10분 이수봉이다.



 

이수봉에서 숨만 고르고 다시 국사봉을 향했다.

이쪽 등로는 인덕원 청계사 쪽에서 오르는 산객들로 많이 붐빈다.

등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긴 하였지만 북한산 도봉산을 비롯하여 수락산 관악산 청계산 등 서울 근교에 특히 이런 좋은 산들이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복이 아닌가 싶다.

 

10시35분 국사봉에 도착하니 여기는 더 많은 산객들로 붐빈다.

여기서 매봉에서 만난 직원은 옛골로 하산한다며 다시 되돌아 가고 이제 혼자 하오고개로 향했다.

 

 

비교적 경사가 있는 능선을 내려가 우측 청계사로 가는 갈림길을 지난다.이제부터는 정말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하오고개 바로위에 있는 공동묘지를 혼자 통과하는 기분도 낮이지만 찌릿하다. ㅎㅎ

 

공동묘지를 내려서 과천 판교간 57번 국도 구도로를 건너 조금 더 진행하자 산허리를 자른 신도로가 나타난다. 고개 정상은 큰 펜스가 백여미터 둘러져 있어 외곽순환도로 청계휴게소 쪽으로 1키로 이상을 내려가도 도로 양쪽과 중앙 분리대엔 허리높이의 플라스틱 장애물이 쳐져있고 차량 통행도 많아 건너기가 무척 위험스럽다. 

20여분 이상을 헤메다가 드디어 결심하고 플라스틱 펜스를 뛰어넘어 달렸다. 휴우~ 무사횡단.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도로를 건너는 방법은 하오고개를 내려와 우측 외곽순환도로 청계톨게이트에 있는 지하통로를 건너 고개쪽으로 철조망을 따라 올라오다 우담산쪽으로 오르는 방법이 있다한다. 어쨌든 나는 높은 펜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무단횡단하여 절개지 콘크리트 구조물 옆으로 능선을 향해 올랐다.

 

약 10여분을 오르면 송전철탑이 있는 능선 정상 삼거리가 나오느데 좌측으로는 판교 정신문화연구원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는 백운 광교산 방향이다.

 

여기서 목을 추기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벌써 갈증이 심해지는데 1리터만 준비한 물은 반정도 남았다. 대간길이 아니라고 가벼이 생각한것 같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쉽게보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이곳부터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을 주위도 둘러보며 여유있게 걷는것도 잠시... 이내 또 가파른 내리막 길이다. 얼마나 또 힘들게 오르려고.... 점점 힘이 빠지고 지쳐간다.

하오고개 직전부터 보이지 않던 산객들이 이곳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고기리 사거리 고개를 지나자 역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뻣뻣해 지는 허벅지를 주물러 가며 겨우 봉우리에 오른다. 이런~ 바라산인줄 알았는데 우담봉이란다. 나무 벤치에 앉아 마지막 간식을 먹었다. 더 쉬고 싶었지만 광교산에서 기다리는 친구들 생각에 이내 허기만 채우고 일어섰다. 백운저수지 조망도 즐기지 못하고 내달린끝에 오후 1시45분 백운산에 도착했다. 

 

 


정상의 표지석 보다 그 아래에 있는 막걸리 파는 아저씨가 왜 그리 반가운지... 캬~ 이곳에서 마신 막걸리의 맛이란~ 아는 사람은 알 것이여~~ ㅋㅋ

막걸리로 갈증을 풀고 기다리는 친구에게 전화을 하니 벌써 상광교로 내려가 점심과 함께 한잔 하고 있단다.

 

많은 산객들을 헤치며 능선길을 내쳐 달려 오후 2시25분 드디어 광교산 시루봉에 도착했다.


 

기다리는 친구들 생각에 정상석만 카메라에 담고 다시 부지런히 내려갔다. 그러나 아뿔사~ 10여분을 뛰다시피 내려가다보니 수지성당이 몇맥미터 남았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형제봉 쪽으로 가야 되는데 수지쪽으로 내려간 것이다.

 

다시 경련이 오는 허벅지를 연신 주무르며 겨우겨우 기어올라 형제봉쪽으로 하산한다. 하산길인데도 다리가 경직되어 발걸음 옮기기가 쉽지 않다.

겨우 토끼재까지 다달아 뭉친 다리를 풀고 상광교 주차장으로 하산하니 3시30분. 그래도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들과 맥주를 몇순배 돌려 마시고 나서야 긴장이 풀린다. 장장 25km의 청광종주를 총7시간30분만에 마감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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