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지리산 반야봉 뱀사골을 가다.

산벗 2006. 8. 15. 11:47

 

지리산 반야봉 뱀사골을 가다


2006년8월6일 장마 등 이런저런 사유로 몇 주째 산행을 거르다 이제야 배낭을 둘러매고 집을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지리산 반야봉. 2년 전 지리산 종주 때 갈 길이 멀어 반야봉 정상을 밟지 않고 우회한 것이 못내 아쉬워 벼르다 결정한 산행지다.

산행경로는 성삼재-노고단-임걸령-노루목-반야봉-삼도봉-화개재-뱀사골-반선.

 서울 잠실에서 4시간 이상을 달려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한 산악회 버스에서 쏟아져 내린 우리는 간단한 산행준비를 마치고 오전11시8분 노고단을 향하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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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대피소까지 오르는 길은 중간 즈음에 구례쪽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가 있을 뿐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별 느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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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산대피소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돌계단을 내쳐 오른 끝에  11시45분 노고단 고개에 도착했다. 해발 1070m인 성삼재에서 시작해서인지 별 힘 안들이고 약 37분 만에 해발 1507m인 노고단 바로 밑 능선 안부에 도착한 것이다. 

노고단은 옛날 나라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산신제를 지내던 제단이 있는 곳으로 현재는 노고단 일대의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하여 정상 부근을 통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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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쯤에 왔을 때는 수많은 탐방객들로 인하여 무너져 내린 정상 부근을 복원하는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복원된 듯 원추리 등 야생화 밭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정상을 밟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듯하여 정상에 있는 돌탑과 똑같은 모양의 돌탑을 쌓아놓은 안부에서 사진만 몇 컷 찍고 이내 임걸령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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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에서 임걸령 가는 길은 노고단 정상을 우회하여 너덜길을 지나 돼지평전을 통과하게 되는데 2년 전 종주시에는 이 구간을 동트기 전 밤에 통과하여 경치를 볼 수 없었지만 가슴 높이의 잔가지나무와 군데군데 피어있는 야생화가 어우러져 고산지대 특유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고 말복직전의 폭염의 날씨임에도 이곳은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시원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그 좋던 날씨가 노고단부터는 구름과 안개가 끼어 조망이 좋지 않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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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걸령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요기를 하거나 쉬고 있었다. 12시가 넘어서인지 나도 약간 허기가 느껴졌지만 반야봉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이곳에 있는 약수터에서 약수 한 바가지만 시원하게 들이 키고 발길을 재촉했다.

노고단에서 임걸령까지는 해발 1400m 정도의 높이에서 UP-DOWN이 심하지 않아 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지만 임걸령에서 노루목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있는 날라리봉은 그리 심하지 않은 경사임에도 그중 힘이 들어 땅만 보고 걷다보니 벌써 노루목이다. 오후 1시가 조금 못되는 시각으로 성삼재에서 약 1시간50분이 소요되었다. 여기서 반야봉은 좌측으로 1km. 직진하면 삼도봉과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 방향이다. 반야봉에서 달궁방향으로 하산하거나 묘향대나 이끼폭포를 거쳐 뱀사골로 향하지 않는 한 반야봉에서 다시 내려와야 하므로 종주하는 산객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반야봉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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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목에서 반야봉에 오르는 길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가끔 암릉도 나오고 철계단도 설치되어 마치 다른 산을 오르는 색다른 느낌도 들며 정상 부근에는 역시 1700m가 넘는 고산지대답게 주목과 작은 키의 나무와 야생화들이 지친 몸을 생기 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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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 1732m”드디어 정상이다. 오후 1시29분, 성삼재부터 8.1km를 오르는데 2시간20분이 소요된 것이다. 정상에는 비교적 넓은 암석 위에 정상석과 돌탑 그리고 휴식년제로 통행이 금지된 달궁쪽 표지판이 서있고 사방이 탁 트여 시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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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은 지리산의 봉우리 중 높이로는 4번째(천왕봉:1915m,중봉:1875m,제석봉:1806m)에 해당하나 높이와 상관없이 제2봉으로 불리어지며 반야봉의 낙조는 지리산 10경중 하나로 유명하고 또한 운해가 장관이라 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러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흐린 날씨와 안개, 그리고 가끔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에 천왕봉은 물론이요 주변의 봉우리도 보이지 않는다.

동료와 준비해간 막걸리를 시원하게 나눠 마시고 점심을 해결한 후 정각 오후2시 하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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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에서 0.8km를 다시 내려와 뱀사골산장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약 1km를 가니 3개도의 접경지인 삼도봉이다. 삼각 구조물의 각 면에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라 표시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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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에서 화개재까지 가는 길에는 예쁜 목재 데크로 만들어진 나무 계단이 지루할 정도로 길게 놓여져 있다. 직접 세어보진 못했지만 지나가는 산객의 말로는 600개라 한다. 내려가는 길의 계단이라 힘은 들지 않지만 반대로 올라오는 산객들에겐 매우 힘든 코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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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무계단을 내려서 조금더 진행하자 옛날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온 상인과 지리산 북쪽의 상인들이 만나 서로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던 장소라는 화개재가 나온다. 이곳에도 목재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가 예쁘게 설치되어있다. 서쪽으로는 지나온 삼도봉이 동쪽으로는 토끼봉과 멀리 명선봉이 보이고 북쪽으로 넘어가면 뱀사골이고 화개재 바로 밑에 뱀사골 산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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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 산장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본격적인 뱀사골 계곡산행을 시작했다. 화개재에서 반선까지 9.2km의 긴 계곡으로 이어진 뱀사골은 폭포, 담, 소마다 전설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계곡물이 맑기로도 아주 유명한 곳이다. 그 긴 등산로가 거의 작은 바위들로 이뤄진 너덜길이라는게 좀 단점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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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펼쳐지는 크고 작은 폭포......... 이 폭포 사진찍다 넘어져 정강이도 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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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봉의 소금장수가 화개재를 넘다가 소금과 함께 물에 빠져 죽은 후 물이 짜졌다는 간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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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제를 올렸다는 제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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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이 병목처럼 길게 좁아졌다 퍼지는 병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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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느긋하게 즐기며 내려오면서 땀을 식혀 줄 만큼만 오던 비가 멈추자 햇님도 들락날락 한다.  반선까지 3km정도....... 동료와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계곡으로 숨어들어 계곡물에 몸을 담갔다. 아~ 이렇게 좋을 수가!! 충분히 몸을 식히고 땀과 비에 젖은 옷을 갈아입었다. 순간!! 천둥 번개가 치더니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바로 그치겠지 생각하고 그냥 배낭을 짊어지고 나가는 순간 손쓸 새도 없이 양동이로 퍼 붇듯이 비가 쏟아진다.


내내 쏟아지는 폭우를 온몸으로 맞이하며 오후 5시경 반선에 도착.

생쥐가 되어 마친 반야봉 뱀사골 산행........ 두고두고 잊지 못할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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